이슬람 음식 없나요?..편의점 찾는 유학생
(앵커) 대학마다 학령인구 감소로 유학생 유치에 혈안이지만, 정작 유학생들의 식생활에 대해선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습니다.
학내 식당에 먹을 음식도, 조리할 공간도 없다보니 편의점에서 끼니를 때우는 유학생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채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슬람 신자인 울산대 박사과정 유학생 오바다씨는 식사 시간마다 편의점을 찾아 번역기를 켜 듭니다.
성분표를 일일이 확인한 뒤, 종교상 먹을 수 없는 재료가 들어갔는지 하나하나 따져봅니다.
돼지고기나 알코올이 들어간 음식은 피해야 하는 데 기숙사에는 조리 공간이 없어 간편식 위주로 찾다 보니 선택의 폭이 좁습니다.
결국, 한국에 온 뒤 두 달 가까이 할랄 인증을 받은 라면으로만 끼니를 해결해 왔습니다.
(인터뷰) 오바다 유시프 '밖에서 생활하는 파키스탄 학생들도 많더라고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주방이 없기 때문인 것 같아요. '
오바다 씨는 끼니 해결이 어려워, 다음 학기부터는 기숙사를 떠나 자취를 할 계획입니다.
교환학생으로 올해 울산에 온 22살 무함마드 씨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인터뷰) 무함마드 해기 '원래는 유학생한테 지원하는 식사 플랜이 있는데, 할랄이나 비건 식단 지원이 안 된다는 걸 듣고는 저랑 제 친구들은 (식사 플랜을) 취소했어요.'
현재 울산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400여 명.
이 가운데 100여 명이 이슬람권 학생들이지만, 학내에는 문화적 다양성을 고려한 생활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습니다.
학내 식당에서는 할랄이나 비건 식단이 아예 제공되지 않고, 기숙사에도 조리가 가능한 공간이 없습니다.
울산대는 2020년 유학생들이 이용해 왔던 공유 주방을 강의실 공간 확보와 수요 부족을 이유로 폐쇄했습니다.
반면 유니스트는 2013년부터 국제교류처와 기숙사 식당이 협력해 별도 할랄 코너를 마련하고 유학생 60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 학령 인구가 감소하면서 지역 대학들이 유학생 늘리기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클로징: 하지만 유학생 유치에 앞서 문화적 다양성을 고려한 최소한의 생활 여건 마련이 먼저 필요해 보입니다.
ubc뉴스 이채현입니다.)
-2025/04/29 이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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