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안전 위협' 무허가 투성이..반세기 방치
(앵커멘트) 격변하는 21세기, 산업수도 울산에서 시간이 멈춘 곳이 있습니다.
한센인 집성촌으로 출발해 공장촌으로 변모한 북구 시례공단인데요, 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된, 무허가 건물들이 즐비하지만, 관계 기관마다 책임을 떠넘기며 반세기 넘게 방치되고 있습니다.
집중취재, 성기원 기잡니다.
(리포트) 울산 유일의 '한센인 집성촌'인 북구 성혜마을 시례공단,
앙상한 콘크리트 기둥 세 개가 거대한 공장들과 주택을 힘겹게 지탱하고 있습니다.
가까이 들여다보니 벽체는 흉터를 새긴 듯 금이 가 있습니다.
갈라진 건물 벽면 사이에 손을 넣자 파편들이 묻어나옵니다.
비탈면에 아슬하게 세운 철제 구조물, 그 위에 놓인 컨테이너 사무실은 허공에 매달려 있습니다. 제멋대로 덧댄 지붕과 불에 타 뼈대만 남아있는 건물잔해까지, 모두 시례공단 내 지어진 무허가 건축물입니다. (싱크) A제조업체 운영주 '여기가 옛날에는 닭하고 키우던 계사로.. 그러다가 세월이 지나면서 공장으로 바꿔서 쓰고, 여기 자체가 무허가로 되어있어요. 아직까지..'
공단 내 자동차 부품 제조와 가공업체는 모두 180여 곳,
대부분 미등록, 미신고 업체로 관리 감독이나 안전 점검 이력도 전무합니다.
(브릿지) '낡은 마을 게시판에는 이렇게 불법 공장 임대를 홍보하는 광고지만 붙어있습니다.'
울산시와 북구청은 이곳을 포함한 약 17만 제곱미터 일대가 개발제한구역이라는 답변만 내놓았습니다.
(싱크)울산시청 도시계획과 관계자 '아시다시피 개발제한구역이다 보니까..개발사업계획을 만들어 가면 할 수도 있겠지만 쉽지는 않고, 국가적인 문제도 있고 해서..'
(싱크)북구청 도시과 관계자 '저희들이 관리하는 거는 개발제한구역이니까 건축물이나 이런 쪽은 저희들이 답변드리기 힘들 것 같고요.. 30, 40년 전에 이뤄진 일이라서 자세한 것까지는 저희도..'
무허가 투성이다 보니 당연히 화재에도 취약합니다.
곳곳에선 가스 폭발로 그을린 흔적과 1급 발암 물질이 포함된 석면 슬레이트가 발견됩니다.
최근 5년간 13건의 화재가 발생했는데 도로가 비좁은 탓에 그 때마다 소방차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인터뷰) 전상률 소방위/북부소방서 예방안전과 '시례동 공장 건물들은 소규모의 철골·패널 구조로 지어졌으며, 현재 많이 노후화되어 화재 발생 시 건물 붕괴의 위험이 있습니다. 또한 샌드위치 패널구조는 화재 발생 시 급격한 연소 확대로(다량의 유독가스가 발생합니다.)..'
한센인 이주 이후, 1980년대부터 양계장과 축사가 공장촌으로 바뀐 시례공단,
40여 년간 울산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방치되고 있지만, 관계기관의 탁상행정 속 숨겨진 과거로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ubc뉴스 성기원입니다.
-2023/09/04 성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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